놈.놈.놈들의 네팔여행 일기 6(내가왔다. 포카라)
2009.07.11(토)
화창한 날씨다. 오히려 트리부반공항보다 이곳 포카라 공항이 작지만 훨씬 아담하고 잘 꾸며놓은듯하다. 눈높이가 점점 현지화되어 가고 있다는 이야기가 되겠지. 비행기에서 내려서 사진 몇 장 찍고 아주 작은 공항청사로 향하다보니 코엉아의 모습이 보인다. 코엉아는 공항청사내로 들어오고 싶은모양인데 직원인지 경찰인지 기억나지 않지만 못들어가게 말리는 상황인듯하고 건물내로 들어오니 그 옆에 맡겼던 짐을 곧바로 찾을수 있었다.
드디어 코엉아와의 합류로 놈.놈.놈들의 네팔여행 일정이 제대로 시작되는 순간이기도 했다.
공항청사로 들어가기 직전에 찍은 사진이다.
공항청사내로 들어오지 못하고 바라만보고 있는 코엉아의 모습도 조그맣게 찍혔다.
내 소중한 짐을 찾기위해서 잠깐의 기다림과
티켓을 확인해주고 내 가방을 찾고
코엉아와 반갑게 인사를 하고 기념으로 사진도 찍어놓고
찬바람과의 한 컷 [사진제공:코렐리 윤상철님]
이곳을 이용해서 다시 카트만두로 돌아갈 계획이 없기에 기념으로 포카라 공항을 찍어두고
포카라는 15세기경부터 히말라야 지역과의 교역을 하면서 형성 된 곳으로 당시 지명은 카스키Kaski라고 불렸는데 지금의 사랑콧과 인접한 산 정상 부근에 마을이 형성되었다고 한다. 나머지 역사는 내 여행책자에서 다시보면 될듯하고 이 곳은 1970년대 카트만두를 찾은 히피들이 소문을 듣고 하나둘씩 찾아오기 시작하면서 여행자들의 관심을 가지게 되었단다. 그럼 나도 그 여행자중의 한 사람이 된것인가? 하여간 이 곳 포카라는 네팔의 수도인 카트만두에서 서쪽으로 약20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도시로 네팔에서는 세 번째로 큰 도시라고 한다. 30km 이내에 다울라기리, 안나푸르나, 마나슬루 등 8,000m가 넘는 고봉이 위치해 있다고 하는데 그래서 많은 산악인들이 네팔하면 카트만두보다 포카라를 먼저 이야기했나보다.
가깝지만 적당한 댓가를 지불한 택시를 이용해서 레이크 사이드에 몰려있는 숙소근처에 내렸다. 코엉아의 말에의하면 자신도 들은 이야기인데 이곳이 4대 블랙홀중의 한 곳이라는데 나는 그런 생각이 포카라를 떠날때까지 들지않았다. 왠지 포카라하면 포카리스웨트가 떠올랐을뿐이고 내가 특별히 산에 미쳐있다거나 장기여행자가 아닌만큼 이곳에서 휴양차 푹 쉬면서 하염없이 머물 생각은 전혀들지 않았다. 설령 내가 장기여행자였어도 똑같은 선택을 했을테고 이 곳을 4대 블랙홀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면 될듯하고...
아점을 먹긴했지만 모두 모였으니 당연히 늦은 점심을 해결하기로 하고 숙소근처의 이름없는 식당(이름이 있었나?)으로 갔다. 코엉아는 이곳의 음식솜씨가 아주 좋다고 극찬을 했다. 그런데 나는 코엉아의 극찬을 들으면 왠지 불안해짐을 감출수가 없다. 코엉아의 극찬=향신료냄새가득한 양고기등을 떠올릴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미친척하고 들어가서 코엉아의 추천으로 모모와 뗀뚝이란것을 먹었는데 오호라, 이게 웬일일까? 모모는 우리나라 만두와 거의 똑같았고 뗀뚝은 수제비와 거의 흡사한 맛을 내주네. 좋아좋아. 가격도 저렴하고 맛도 좋고...
산 미구엘 맥주
좋아하는 찬바람
나라고 별수있나. 당연히 좋지.
내가 만들어간 여행자료다. 내맘대로 놈.놈.놈들의 네팔여행이라고 이름을 붙였고 까칠한 놈에 코엉아를, 썰렁한 놈에 찬바람을 그리고 나는 괜찮은 놈이라고 해버렸다. 음식을 주문한후 두 사람에게 사인을 하라고 했더니 코엉아는 절대 까칠하지 않다고 반항아닌 반항을 했었고 썰렁멘트가 너무나 자연스러운 찬바람은 자연스럽게 사인에 응했다. 이런 여행자료 책자가 사진만큼 추억을 간직하는데 아주좋다. 이 자료안쪽에는 관광지의 티켓, 비행기 티켓등을 붙여놓아주면 더더욱 좋음이다.
협상중?
거기가 아니라 여기요.여기...까칠한 놈옆에 하라고요.
결국 약간 밑에 사인을 하려고 하지만,,ㅋㅋ
정확한 위치를 알려주는 나
자연스럽게 사인하는 찬바람
세 놈들의 사인후
맨 뒷장에는 그 놈들의 블로그에 있는 글들을 퍼와서...
코렐리엉아의 블로그에서 퍼와서 덧붙여 놓는다.
"뜀도령이 이 번 여행을 놈놈놈들의 네팔여행이라 나름 명명하고 자료를 조사해 만든 자신의 참고용 여행책자에 찬바람과 나의 사인을 요구했다. 까칠한 놈의 자리에는 나의 사인을, 썰렁한 놈의 자리에는 찬바람의 사인을, 괜찮은 놈의 자리에는 제가 사인을 할거라나? 춴, 세상에 팔일동안 삶은 호박에 이빨이 들어가지 않는다는 쉰소릴 해도 유분수지. 찬바람의 썰렁한 놈은 맞지만 나보고 까칠한 놈이라고 하면 대한민국 천지에 나를 아는 사람치고 어느 누가 동의를 하겠나. 찬바람은 그래도 착한데다 썰렁함이 천성이라 마지못해 가운데 자리인 썰렁한 놈에 사인했다. 이 번엔 내가 사인할 차례였다. 역시 뜀도령은 조낸 치사했다. 손으로 괜찮은 놈 사인할 자리를 손으로 가리고 사인하란다. 결국 보이는건 찬바람이 사인한 썰렁한 놈과 아직 사인이 안 된 맨 위 까칠한 놈 자리뿐이었다. 이런 저질이 있나. 이건 80년대 군사정권시절 병사들의 부재자투표에 장교들이 개입해 손으로 가리고 여당의 칸만 남겨놓고 투표하라고 하던 암흑기의 그방식과 다를게 뭐가 있나.
순식간에 맥주를 마시던 테이블은 책자 쟁탈전의 장이 되었다. 아니, 쟁취의식을 발휘한 내가 군부(뜀도령)에 맞서 민중투쟁을 전개해 책자를 쟁취했다고 봐야 옳았다. 나는 투쟁끝에 달콤한 민주화를 이루듯이 맨 아래칸 괜찮은 놈 자리에 사인했다. 이제 남은 자리는 까칠한 놈 뿐이었다. 뜀도령은 역시 군사정권만큼이나 치사했다. 이제 하나 남은 까칠한 놈 자리에 사인을 하지 않고 아무것도 없는 맨 아래쪽에 사인을 해놓고는 밀려서 사인된 거라나? 이 인간은 이럴때만 기발하게 머리를 쓴다니깐.
그 논리에 따르자면 찬바람은 까칠한 놈, 나는 썰렁한 놈, 지는 괜찮은 놈이 되는 셈이다. 나는 밀려쓴 답안이 100점 나오는거 봤냐며 뜀도령을 성토하고는 맨아래 사인한 뜀도령의 사인과 맨 위 까칠한 놈 자리를 화살표로 연결해 그리려고 했다. 물론 이 답안으로 100점을 얻기 위한 수단이었다. 눈치 빠른 뜀도령은 책을 빼앗아 가방에 넣어 버렸다. 역사왜곡하는 일본인같으니라구. 날치기 법안이나 통과시키는 날라리 정치인같으니라구. ㅡ,.ㅡ;"
모모
뗀뚝
허름하지만 맛있었던 식당
느긋하게 식사를 한 후 코엉아가 미리 잡아둔 게스트 하우스에 도착했다. 껍데기는 좋다. 실내도 적당히 괜찮았지만 기거하는동안 내내 개미들과 동침을 했다.
어차피 포카라에서는 휴양이 목적이었기에 짧은 이동이었지만 피곤했던 몸을 잠깐의 휴식을 통해서 쉬게해주고 동네나들이를 나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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