뜀의 세상보기/11 JAPAN

두 놈의 일본여행 2

"뜀" & "세인" 2011. 7. 26. 15:53

 

두 놈의 일본여행 2

 

2011.07.15(금)~19(화)

 

 

7월 15일(금)

 

KENKUN JINJA까지 잘찾아왔다. 예약도 하지않았지만 하루 기거할 타니하우스를 찾는일만 남았다. 늦은밤인데 한국처럼 여관표시같은것은 애시당초 기대도 하지않았고(뭐, 사실 밤에 한국에서 가장 찾기 쉬운곳이 두 가지가 있는데 십자가 네온사인이랑 여관 네온사인 아니던가. 혹, 이글을 읽는분중에 십자가에 대해서 오해하지 마시길. 부정적인 의미로 적은 말은 절대 아니니까) 여행책자에 나온 지도를 보고 찾아가면 되는데 아, 글쎄 요즘 노안이 생긴 코엉아님께서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면서 궁시렁거린다...덕분에 지도보기를 정말 싫어하는 내가 지도의 위치를 보았고, 본래 길찾기에 능숙한(아주 가끔은 의외로 다른 방향으로 가는 코엉아지만,,,추후에도 몇 번 똑같이 언급하겠지만,,,푸핫) 코엉아님의 인도에 따라서 무사히 도착...

 

 

겐군진자 버스정류장 표시

 

 

돋보기를 끼셨어야죠...타니하우스를 찾고 있는중

 

 

살짝 길건너편을 찍어보고...

 

 

골목길에 들어섰더니 이렇게 떡허니 눈에 확(?)띄게 표지판이 있었다...

 

 

입구에 들어서니 분위기가 아주 좋다. 대나무가 우리를 반겨주고 전형적인 일본스타일의 집이란 생각이 마구마구 들었다. 다행히도 방은 있었으나 다음날은 없다고 했다. 뭐, 다음날이니 다음날에 생각하면 될테지라고 그때엔 생각했었다. 물론 코엉아님도 마찬가지였고...

 

 

 

 

 

 

숙소내부의 모습이다. 삐걱거리는 마루바닥의 소리가 정겨웠다는...

 

 

 

7월 16일(토)

 

 

 분위기 좋은 방이다. 5인실 도미토리였는데 미리 들어와있던 일본놈(놈이란 표현을 쓸수밖에 없다)과 또다른 일본여자 한명 그리고 코엉아님과 나 이렇게 네 명이 한 방을 사용하게 되었다. 사진에 보이는 윗쪽 침대가 내가 잔 침대인데...이때까지는 분위기 좋은방에서 좋은밤이 될줄알았다.  

 

 

분위기 좋은(?) 방

 

잠자리를 마련했으니 다른 생각이 들기마련이다. 늦은밤이었고 시간상으론 16일이 되었지만 그냥 잘수는 없잖아. 이건 본능중의 본능이면서 여행의 필수조건중의 하나이다. 가방을 툭 던져놓고 길을 나섰다. 왜냐고?  한잔의 술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숙소의 길 건녀편에 있는 "창남"이란 선술집...

 

 

아래의 글은 또다시 코엉아님의 블로그에서 펌했다.

 

"도착 첫 날인데 일잔 안할 수 없지. 길 건너편 눈여겨 두었던 술집으로 가보았다. 처음 버스에서 내려 숙소를 찾다 그 앞을 지나며 발견한 곳이다.

"남창? 뭔놈의 술집 이름이 그러냐? 풋!"

일본의 글쓰기는 위에서 아래로, 우에서 좌로 하니 난 당연히 이게 남창이라 쓰인 줄 알았다.

"남창이 아니고 창남이오."

뜀도령의 까칠한 목소리가 시비를 걸었다.

"아, 글쎄 남창이라니깐. 일본에선 글이 위에서 아래로, 좌에서 우로 쓴단 말이지."

"암만 봐도 창남이구만."

잠깐의 옥신각신 후 세로로 세워진 입간판을 보고서야 결론이 났다. 이집의 이름은 창남. ㅡ,.ㅡ; 그래 내가 졌다."

 

 

그것참 너무나 당연한 것인데도 가끔은 똥고집을 피우는 코엉아님이다. 이럴땐 내기를 했어야 함인데 아깝네...앗, 다른날 뭔가 내기를 해서 내가 만 원을 득했음이다...푸핫, 하긴 코엉아님은 여행중 어떤 내기를 해도 무조건 지는 징크스가 있음이다.

 

 

 

창남 맞습니다. 맞고요...

 

 

내부모습

 

 

왔으니 내부모습을 사진 찍어야지 하는 코어아님

 

 

오홍, 막걸리가 인기라더니 진짜네. 다른날 이곳에 다시 왔을때 일본인이 주문하더만.

 

 

오코노미야끼의 요리가 시작되었어요

 

 

이렇게 요리가 되더만요. 코엉아님이 무척이나 좋아했다는...

 

 

하여간 먹거리에 관해서는 지나치게 정확할 정도로 에피소드에 관한 기억을 남기기로 유명한 코엉아님이다. 그래서 그 기억에 동참했던 나로서는 살짝 편하게 퍼오면 그만이다...푸핫, 또 저작료 이야기 나오겠네...뭐, 그건 나중에 해결하면 될일이고 그냥 또 퍼다 놓는다.

 

 

"이 집은 오코노미야키 전문점이었다. 안쪽 테이블로 안내하려는걸 굳이 우겨 카운터에 앉았다.

안쪽 자리를 권한 이유는 카운터 남은 자리가 조리용 철판에 면한 곳이라 좀 덥기 때문이었다. 기린 생맥주와 오코노미야키를 주문했다.

이 곳 역시 영어가 거의 통하지 않았다. 맥주를 마시며 오코노미야키를 기다렸지만 조리할 생각을 안했다. 설마 주문을 못알아 들은 것은 아니겠지 했지만 주인 아저씨가 다른 손님 드시는 오코노미야키를 가리키며 깨는 소릴 했다.

"이거 안 드실라우?"

뭐여 이거? ㅡ,.ㅡ;

"아까 맥주 주문하면서 이미 주문했잖아요."

못알아 들으시는 눈치였다. 주인장은 바로 옆에 있던 젊은 직원의 등을 떠밀어 나와 대면시켰지만 이 청년도 간단한 단어 한 두개만 구사했다. 나는 식지 손가락을 들어 올려 강조하며 말했다.

"오코노미야키 달라고요. 1개!"

싹싹하고 귀여운 이 친구 그제서야 식지를 따라 흔들며 확인했다.

"아, 오코노미야키 1개?"

그제서야 우리의 주문이 접수되어 조리가 시작되었다. 가열된 철판에 기름을 부어 수건으로 살짝 닦아 얇게 코팅한 정도로 기름을 남긴 뒤 밀전병을 얇게 부친 다음 그 위에 양배추, 국수, 고기와 여러가지 양념을 엊은 후 뒤집는다. 바로 옆에 계란을 하나 깨서 부치다가 반숙 상태가 되면 그 계란 위에 뒤집은 덩어리를 얹는다. 그 위에 가루로 된 양념, 마요네스와 데리야끼용으로 보이는 소스를 뿌려 마무리한다.  

 

맥주를 마시며 함께 먹던 오코노미야키는 지금도 잊기 쉽지 않다.  표면은 바삭하고 안에서는 야채와 고기가 씹히는데 표면에 발라붙은 소스와 어우러져 기막힌 맛을 낸다. 한국에도 이 음식이 있지만 처음 먹어봤다. 어렵게 어렵게 영어 단어를 찾아가며 청년이 너스레를 떨었다.

"사장님은 한국계 일본인이예요. 한국말 진짜 잘해요." → 청년은 이 소리 했다가 주인장한테 뒤통수를 사서 맞았다. 맞고도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했다. 주인장은 내 봐선 한국어도 거의 못하시는듯.

"한국 소스 드릴까요? 굉장히 매워요."

청년의 싹싹한 너스레가 계속되었다.

"한국 소스? 그게 뭔데요?"

청년은 간장종지에 검은 색의 소스를 약간 담아왔다.

"이거 엄청나게 매워요. 전 못먹어요."

오코노미야키를 잘라 여기에 찍어 맛봤다. 맵긴 하지만 심한 정도는 아니었다. 데리야키 소스에 청양고추를 흔적 없이 갈아 넣은듯 했다.

"맛있네요."

청년은 눈이 다 휘둥그레졌다.

"안매워요?"

"약간 맵네요. 하지만 한국에 이런 소스는 없어요."

청년은 그때까지 이 소스가 순전히 한국 소스인 줄 알았던 모양이다. 주인장이 그제서야 한마디 했다.

"이거 오늘 한국에서 아침에 보내온 고추로 만든거예요."   

 

- 코엉아님의 블로그 글 중에서-

 

 

 

사실 일본맥주 맛있다. 한국맥주도 얼른 이정도의 수준이 되어야할텐데...

 

 

 

 

간단하게(?) 기분좋게(?) 한 잔(?)한 밤이다. 그래도 그냥 자기엔 아쉬워서 가족마트란곳에 들러서 맥주 두 캔을 샀다. 아홍, 이번여행에서는 술을 평소보다 조금만 마시기로 했기때문이다(내가 조금만 마신다고해도 일반 여행객들에겐 엄청난 양이려나?)

 

 

가족마트

 

 

캔맥주

 

 

타니하우스의 인포라고 해야할까?

 

자야할 시간이었다. 깔끔하게 씻고 잠자리에 들었지만 아침까지 더위에 쩔어서 쩔다못해 돌아버릴것 같아서 미쳐버리는줄 알았다. 왜냐고? 역시나 에피소드엔 아주 강한 글을 남기는 코엉아님의 글을 또다시 가져왔음이다.

 

 

"그냥 자기 섭섭해 맥주 1캔씩 사들고 들어와 도미토리 룸메이트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마당에서 마셨다. 같은 방에 자빠져 자던 한 시끼가 배가 고팠는지 빵을 들고 나와 봉지를 뜯어 우물거렸다. 뜀도령과 눈이 맞아 눈인사를 했지만 이시낀 생깠다. 요시키 정말 나쁜 시키였다. 5인실 도미토리가 꽉찼지만 벽에 알량하게 붙은 에어컨은 콧구멍에 들어가고도 남을만큼 작고 냉기도 시원찮았다. 그 방에 선풍기는 하나 밖에 없는데 전세내었는지 혼자 쓰고 자빠졌다. 이걸 회전으로 돌릴까 하다가 괜한 시비거리가 될까 싶어 말았지만 생각할수록 괘씸한건 사실이었다. 회전시킨다 해도 별 도움 안될 것 같기도 했다. 어쨌든 잘먹고 잘죽어라."

 

-코엉아님의 블로그에서-

 

 

 

이렇게 여행의 첫 날은 가고 새로운 날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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