뜀의 세상보기/12 PERU

페루, 그곳으로 6(쿠스코여 내가 왔다)

"뜀" & "세인" 2012. 2. 21. 00:11

 

페루, 그곳으로 6(쿠스코여 내가 왔다)

 

2012.01.28~02.07.

 

세째날(내가 잠들고 일어난것을 기준으로...)

 

 

# 쿠스코여 내가 왔다.

 

10박 11일간의 여행기간이지만 이동에 4일 그리고 여행은 7일이다.  본래 계획엔 리마, 아레키파, 쿠스코, 이카, 나스카였지만 일정을 줄인후 리마와 쿠스코만 우리 계획에서 살아남았고 그 중의 핵심이자 전부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닌 쿠스코다. 그런데 내가 언제부터 쿠스코에 이렇게 관심이 많아졌지?

 

한시간여의 비행을 끝내고 잉카의 심장이었던 쿠스코에 내렸다.  왠지모르게 답답함이 느껴졌고 호흡이 편하지 않다는것이 느껴졌다. 살짝 겁먹었던 모양이다. 작년 11월 비출혈이후 컨디션이 계속 난조였고 그래서 여행을 할까말까 많이 망설였는데 처음 고산지대를 접하니 잔뜩 긴장할수밖에 없었다. 뭐, 고산병은 건강의 유무와는 전혀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올수있다는데 뜀박질할 수준은 안되었지만 여행끝까지 무난히(?) 지낼수 있었음에 감사한다. 그런점에서는 코엉아님도 나와 마찬가지로 특별한 반응(?)없이 무난히(?) 잘보냈기에 더더욱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만약에 둘 중 한 명에게 고산증세가 보이면 여행 웃길뻔 했다.

 

내가 살아오면서 가장 높은지대의 공항에 왔음을 실감했다. 전 날 리마숙소의 주인장이 다른곳에 들렀다가 버스를 타고 쿠스코에 가란 권유를 했었는데 아마도 버스타고 왔으면 제대로 떡실신까지는 아니었겠지만 여행을 시작하지도 못하고 피곤에 쩔뻔 했다. 리마에서 버스로는 20시간이 걸린다는데 그짓을 어케 하냐고...시간도 별로 없는데

 

 

 

국제공항이었구만

 

 

 

합법인지 불법인지 호객행위를 하는  택시기사들을 뒤로한채 공항밖으로 나왔다. 뭐, 그냥 아주 높은 지대의 한적한 시골같은 동네느낌이어서 공항밖은 더 볼품이 없어보인다.

 

 

 

# 아르마스 광장으로...

 

지나가는 버스를 보고 그냥 코엉아님께 다음 버스를 물어보고 타자고 했다. 로컬버스 아주 좋아하는 코엉아님은 당연히 찬성이다. 택시를 탔으면 최소한 몇 십soi을 줬을텐데 버스를 타고나니 두 명 요금이 1.2soi이다. 이동시간도 그렇게 많이 차이가 나지않고 목적지까지 갈수 있었으니 여행경비를 아주 조금 아꼈다고 해야할까? 아니면 로컬버스를 탄 재미가 더욱 좋았다고 해야할까?

 

 

 

계기판 맛간 버스와 자동차들이 태반인...

 

 

대략 20여분쯤 왔었던가? 어쨌든 아르마스 광장 부근에 내렸다. 음, 쿠스코 공항 상공에서 바라본 건물들과 두 발로 서서 바라보는것의 차이는 지붕과 건물양식인데 건축물에 관해서는 문외한이다보니 사전정보에 의한 스페인풍이 이런것이구나란 생각이 들었고 그런 생각은 잠깐일뿐 버스정류장 표지가 더욱 눈에 들어오는건 뭔가...

 

그...리...고...

 

내가 쿠스코에서 처음 받은 느낌은 자동차 매연이 엄청나게 심하다는 거였다. 모든 차에서 뿜어내는 매연은 너무 심하다는 생각과 저렇게 오래된 차들도 잘 굴러가는데 하는 생각과 교차되면서 고지대 적응에 매연까지 덤으로 적응해야겠지라고...

 

피리부는 소년이 티코를 이곳에 모두 옮겨놓았을까? 티코를 바라보는 심정또한 별반 차이가 없었다. 한국에서는 이제 찾아보기 정말 힘든 경차인데 이 험한곳에서 마지막까지 힘내서 살아가는게 용하기도 했지만...

 

 

 

버스와 정류장

 

 

잉카문명에서 만날수 있는 골목길이다. 이때는 정확한 방향을 몰라서 이 골목이 어디인지 대략적인 짐작만 했을뿐 새로운 도시에 도착하면 맨처음 해야할일이 역시나 숙소찾기 놀이에 돌입하는거다. 혹은, 여행자의 지갑을 마냥 털어가는 배고픔을 해결하거나...

 

 

 

골목길, 한 복판은 수로다. 그리고 잉카전통 복장을 한 여인들(사진 찍히고 돈 받고 하는 모양인데)

 

 

 

그곳에서 코엉아님

 

이런 돌길(?)이 나에겐 새로운 세계에 도착했구나를 알리는 신호다. 익숙하지 않은 건축양식과 길들 그리고 사람들과 지나다니는 자동차들....

여행을 왔다는 이야기지.

 

 

 

 

 

# 배고픔

 

무엇을 먹을까 항상 고민이다. 메뉴판을 봐도 뭐가뭔지도 모르겠고 그 맛이 그 맛 같기도 하고,,,나와는 반대로 코엉아님은 현지 전통음식부터 새로운 음식에 관해서는 상당히 적극적이다. 그것참 부러운 일이기도 하지만 특별히 음식에 욕심을 내지 않는 나로서는 한 끼 식사가 해결되면 그만이라는 생각이 여행을 무난하게 해준다는 또다른 생각도 함께...

 

그냥 마구잡이로 식당을 선택했다. 완전 복불복인게지. 적당한 식당을 선정하고 들어갔더니 의외로 분위기 있는 식당이다. 이럴때 살짝 기분이 좋아지기 마련이다. 메뉴는 특별할것도 없이 돼지고기를 튀겼는지 어쨌는지는 모르겠지만 적당히 질기면서 딱 적당히 먹을만했다.

 

 

 

어쩌다보니 선택한 그 식당

 

 

2층에서 폼잡고 사진 찍고

 

 

내려다보이는 1층도 찍고

 

 

다시 한 번 더 찍고

 

 

옥수수가 제일 맛있었다

 

 

계산하면서 2층에 있던 코엉아도 한 번 찍어주고

 

 

1층내부인데 벽돌들은 예전 그대로인듯하고...

 

 

식사후 다시 길을 나섰다. 이제부터는 모든 길이 나에게 있어서 새로운 길이 되는거다. 그만큼 신난다는 이야기가 되는거지만 얼른 배낭을 던져둘 숙소가 필요했다.

 

 

로레또 골목이었을까? 어디였을까?

 

사진을 찍을당시에는 로레또 골목인줄 알았다.

 

 

아주 조금 걸었더니 쿠스코 여행의 출발점인 아르마스 광장이다. 오홋, 광장을 360도 돌아보니 지금껏 봐왔던 광장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건축물에 눈이 갔다기보다는 아르마스 광장을 둘러싼 자연에 더욱더,,,

 

 

아르마스광장

 

 

 

# 숙소찾기 놀이

 

코엉아님의 여행책자에 소개된 몇 군데 숙소를 둘러봤다. 우리 생각과는 다른 가격에 왠지 구린듯한 숙소인지라 포기했고 한국인이 운영하는 사랑채란 식당에 가서 숙박을 물어봤더니 방이 없다나. 그러면서 그 곳에서 1분도 걸리지 않는 숙소를 소개해주었다. 특별하게 친절한 소개가 아닌지라 기대치 없이 들린곳인데 의외로 쓸만한 느낌이 들었고 가격또한 5일간 300sol에 흥정이 끝났다. 이렇게 뜻하지 않게 적당히(여기서 적당히란 한국보다는 모든 시설이 부족하지만 외국에서 그런대로 휴식을 취할만한 정도란 이야기다.) 만족할만한 곳을 찾았다는데 기쁨을 느꼈다. 여행을 하다보면 점점 단순해지는 법이다.

 

 

 

아르마스 광장에서 가까운 어느 한 골목을 따라서 들어가면

 

 

이런 숙소가 나온다.

 

 

언니는 근무중이시고

 

 

로비는 분위기 있어서 좋고

 

 

아침식사는 이곳에서 (숙박료에 포함)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왜 이런짓을 했니?

 

 

2층에서 바라본 1층과

 

 

깔끔하게 보이는 숙소내부인데 왼쪽이 내가 사용했던 침대인데 살짝 세로로 기울었다는...

 

 

발코니라고 해야할까?

 

새벽마다 술 퍼먹고 돌아가는 젊은이들의 노래소리가 고스란히 들렸던...

 

 

볼 일 보는 장소와 몸 씻는 장소다.

 

 

입구의 문

 

숙소에서 잠깐 쉬었다. 그리고 또다시 찾아온 저녁시간,,,무엇인가를 먹었던가? 아니면 그냥 잤던가? 기억이 나지않네. 하여간 밖에 한 번 나갔다온것은 확실한데...

 

 

환전했다

 

 

하늘좋다

 

 

마음에 들었던 숙소옆의 슈퍼

 

 

 

로밍해간 핸펀으로 마눌님께서 문자 한 통 날려주었다.

 

강진이라고? 음, 몰랐네...

 

 

음, 이 사진을 보니 저녁으로(아마도 새벽이었던듯) 전투식량을 먹었나보다.

 

 

# 여행을 위한 휴식 선택

 

 

다른 여행지였다면 가방을 던져놓기 무섭게 이곳저곳 돌아다녔겠지만 고산지대에 적응하기 위한 첫 번째 해야할일이 그냥 쉬는거였다. 두 사람 모두 아주 살짝씩 답답함이 있긴 했지만 언제 다시 올지모를곳에서 고산증세로 고생하기도 싫었고 계속된 비행에 조금 지쳐있기도 했다. 또한 나는 코의 컨디션이 완벽하지 않았기에 더더욱 조심스러울수밖에 없었다.

 

여행책에서 봤는데 고산증세에 대비하기 위해서 과식하지 말라, 그래서 과식하지 않았다. 또 과음 하지말란다. 사실 해외여행시 아침부터 밤까지 맥주먹는 재미가 아주 좋은데 고산병에 대비하기 위해서 먹지 않았던것이 아니라 코의 상태가 완벽하지 않았기에 세 달이상을 금주했기에 그냥 안먹기로 했었고 따뜻한 물에 씻지도 말란다, 그래서 적당히 세수만 하고 그냥 잤는데 이렇게 충실하게 규칙 아닌 규칙을 지켰으니 여행을 잘할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