뜀의 세상보기/12 PERU

페루, 그곳으로 27(12각의 돌)

"뜀" & "세인" 2012. 5. 24. 11:18

 

페루, 그곳으로 27(12각의 돌)

 

2012.01.28~02.07.

 

일곱째날(내가 잠들고 일어난것을 기준으로...)

 

 

 

(한국시간으로 2월 4일)

 

# 아침에...

 

 몸과 마음이 피곤했다. 카메라는 맛 가버렸고 신발은 완전히 젖었으니 다음날까지 마르지 않을테고...그래도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고 했던가? 카메라는 습기가 사라지면 재작동을 할것이란 믿음과 함께 아침일찍 카메라 수리가 가능한지를 두고 짱돌 무쟈게 굴렸는데 다행히도 아침부터 멀쩡히 작동해서 기쁨과 함께 살짝 배신감을 느끼게 만들었고, 지난밤 숙소직원에게 신발세탁이 가능하냐고 물었더니 가뿐히 문제없다는 답변을 받고 신발을 맡겼더니 이른 아침 방문 손잡이에 곱게 세탁된 뽀쏭뽀쏭한 신발이 걸려있어서 상큼한 아침을 맞이할수 있게 되었다.

 

 

 

 

온열기라고 해야하나? 세탁된 신발을 조금이라도 더 뽀쏭뽀쏭하게 만들기 위해서...

 

 

 

# 12각의 돌

 

오늘 일정은 쿠스코 시내에서의 나들이다. 시내라기보다는 그냥 숙소앞에서 왔다리갔다리 한다고보면 더욱 정확한 표현일것이다. 쿠스코에 도착한후 매번 그 앞을 지나치면서도 조금만 기다려라 곧 내가 방문해줄테니라고 했던곳들이다.

 

그중 쿠스코에 가서 꼭 봐야할 곳이며 모든 여행자들이 안보고 돌아가면 이상할만큼 유명한 12각의 돌을 찾아 나섰다. 이 12각의 돌을 처음 접하게 된것은 한국의 몇몇 마트에서 팔고 있는 쿠스케냐란 맥주의 병 모양에 나오기도 하는데 맥주만 마셨을뿐 그때는 그 사실을 몰랐던 게지. 이래서 사람은 많은것을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을 해야하나보다.

 

늘 밋밋한 여러 회사들끼리 돌려막기가 가능한 우리나라 병맥주의 모양에 식상했던지라 12각의 돌을 알고나니 우리도 그렇게하면 좋을텐데란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내 소관이 아니니 그냥 접어두기로 하고...

 

 

길을 나섰다. 이 곳은 여름임에도 불구하고 직접적인 햇빛이 드는 곳이 아니면 초봄의 날씨처럼 긴 옷을 입어주는 센스아닌 센스를 발휘해야 무난히 돌아다닐수 있다.

 

어느곳을 가더라도 골목길의 묘한 매력이 있기 마련이다. 이곳 또한 그런 매력있는 골목길중의 하나이기도 한데 그놈의 12각의 돌이 어디인지 한 번에는 찾을수 없었고 여기인가? 저기인가?로 조금은 시간이 걸렸다. 남들이 쉽게 찾는걸 어렵게 찾을수도 있고 남들이 어렵게 찾는곳을 쉽게 찾을수도 있는게 여행이다.

 

 

 

 

 

 

 

잘 맞춰진 퍼즐처럼 완벽하게 맞춰진 것을 보니 대단하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게된다. 그시절 어떻게 이런 대단한 일을 해냈을까? 그러면서도 지금 새롭게 보수를 했거나 스페인사람들이 쌓은 돌덩이를 보면 완벽한 실력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그만큼 그시절 그들의 기술은 최고였음을 증명하는 것이기도 하다.

 

 

 

같은 듯 다른...

 

 

 

 

 

돌로 이렇게 12각으로 정교하게 맞춰서 수백년을 견디게 하는것이 대단한 것은 그당시 철이 발견되지 않은 시대였을테니 모래와 나무, 돌과 인간의 손으로만 만들었을테고 이동수단조차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은 상태였을테니 돌을 가져오는 수고로움 또한 대단 했을테고  그 노력과 정성 또한 대단했을테니 그저 감탄만 할 뿐...

 

이 돌이 있는 석축은 6대 황제인 로카 궁전의 일부인데 역시나 스페인 침략자들이 궁전을 허물고 그 석축을 토대로 카톨릭 대교구청 건물을 지어서 사용했고 지금은 종교미술박물관으로 사용하고 있다는데 12각 돌의 '12'는 왕의 12가족을 나타내는 것이라는 설과 1년의 12달을 나타내는 것이라는 설 등 의견이 분분하다는데 설은 설일뿐 진실이 알고 싶은...

 

 

 

 

 

사진과 직접 실물을 보는것은 감동의 차이가 달라질뿐이다

 

 

 

예전 쿠스케나 맥주병을 보면서도 몰랐었던 그 12각의 돌

 

 

 

수백년을 견뎠냈는데 지진등의 이유로 살짝 틈이 벌어진게 보인다

 

그래도 대단하지 않은가? 수백년을 한결같이 버텼다는게...

 

 

 

또다른 한 면은 여전함을...

 

 

 

참 철없는 놀이를 해봤다. 이 곳엔 종이 한 장 혹은 바늘조차 틈이 없어서 들어갈수 없다는 여러 여행책자들의 소개에 우리가 준비한 것은 "바늘"이었다. 내가 바늘 있냐고 코엉아님께 물어보니 있단다. 코엉아님도 호기심을 누를수 없었나보다. 즉각 바늘을 가져오고 직접 바늘이 들어가는지 확인을 해봤다(여기서 잠깐 틈이 없어서 들어가지 않는 곳에는 시늉만 냈으며, 지진등의 이유로 틈이 갈라진 면에는 바늘이 돌에 닿지 않게끔 유적보호에 최선을 다했으니 태클이 없길...).

 

 

 

 

좋이 넣어보기 시도중...

 

안...들...어...갔...다...

 

 

 

안타깝게도 다른 한 면은 종이가 쑥 들어가버렸다. 그동안의 여러차례 지진등의 영향이 나타났나보다

 

 

 

이 12각의 돌이 왜 대단한지는 직접 현장에서 보면 알...수...있...다...

 

 

 

준비한 바늘...

 

 

 

시늉만 냈다.

 

어차피 촘촘해서 바늘조차 들어가지 않음은 눈으로만으로 확인가능했다

 

 

 

이 표정은 뭥미...

 

 

 

그저 대단할뿐...

 

이 돌을 깎고 쌓은 그들이 보고 싶어졌다

 

 

 

살짝 갈라진 틈...

 

 

 

 

 

 

집으로 돌아온 지금도 가끔은 쿠스케냐 병맥주를 마시면서 12각의 돌을 잡고 있는 내 손을 보면서 여행이준 또다른 큰 선물같은 느낌이 들어서 아주 흡족하다. 매번 배낭여행을 갈때마다 캔맥주 한 두개를 사가지고와서 수집을 하는데 이 쿠스케냐는 또다른 여행의 여운을 계속 남겨주기 때문이다. 12각의 돌 만세...

 

 

12각의 돌을 뒤로한채 이름모를 골목을 마구 헤집고 다녔다. 어차피 시간은 많고 내 발걸음 하나하나가 새로운 곳을 밟는다는 생각에 뿌듯함을 함께 간직하면서,,,

 

 

 

 

비교해보기...오른쪽과 왼쪽

 

 

 

파란대문이 마음에 들었던것 같은 코엉아님

 

 

 

나도 찰칵

 

 

 

잘 깎고 잘 짜맞춰진,,,

 

 

 

 

그렇게 넓은 곳이 아닌지라  골목길을 가다보니 아르마스 광장이 내려다 보인다. 즉, 우리는 숙소 근처를 뺑뺑이 돌고 있는 셈이 되어버렸다.

 

 

 

아르마스광장으로 내려가자고...

 

 

 

# 아르마스 광장

 

쿠스코 여행의 출발점이 되는 중심 광장이다. 여행자라면 수도없이 이곳을 지나쳐야하고 나중에는 그냥 내가 살고있는 동네처럼 친근감마져 느껴지게 되는 그런곳이다. 앞으로 우리가 봐야할 대성당, 라 꼼빠니아 데 헤수스 교회등이 있는 곳으로 왠지 아담한 느낌이 들긴 하지만 여러 나라에서 봤던 광장과는 묘하게 다른 느낌으로 다가서는 곳...

 

컨디션만 좋았더라면 해질녘 광장에 앉아서 캔맥주를 싣컷 마셨을텐데란 아쉬움이 남는 곳...